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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를 꿈꾸는 기자 (발꿈기) - 6회 : 금강대기 축구대회

18-06-07 22: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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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2018 금강대기 축구대회 개막

2018 금강대기 축구대회가 지난 2일 개막했습니다. 오는 13일까지 열전을 이어가는데요. 

  • 이번 대회에는 지난 대회 우승팀인 서울 영등포공고를 비롯해 전국의 고교 축구 강호 40팀이 출전했습니다. 강원도에서 열리는 대회답게 도내에서도 강릉중앙고와 춘천고, 상지대관령고, 원주 문막FC, 원주공고, 강릉문성고, 영월 주천고, 횡성 갑천고, 원주FC의 9팀이 참가해 저마다 상위권 입상을 노리고 있습니다.
  • 강원도는 인구가 적고 체육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학교체육도 각 팀들이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나마 구도라는 별명이 붙은 강릉에서 초,중,고,대학 축구가 이른바 계열화를 이루며 오랫동안 전국 무대에서 강팀의 면모를 과시해왔고 열악한 환경에서 전국 무대를 호령해 온 축구의 인기가 강릉을 중심으로 굉장히 높게 형성돼 있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특히, 이른바 농상전이라 불려온 강릉중앙고와 강릉제일고의 축구 정기전이 유명하죠. 올해도 열흘 뒤인 오는 17일 오후 4시 강릉종합경기장에서 양교의 명예를 건 일전을 치를 예정입니다.

Chapter 2. 금강대기의 역사

  • 금강대기 축구는 지난 1996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23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강원도를 대표하는 고교 축구 대회로서 그 동안 박지성, 설기현, 이을용, 차두리, 이영표, 박주영 등 한국 축구를 이끌어온 스타 선수들을 많이 배출했습니다. 특히, 설기현 선수가 초대 대회인 1996년 강릉상고를 우승을 이끌었고, 2002년엔 박주영 선수가 대구 청구고를 금강대기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죠. 
  • 강릉중앙고는 강릉농공고 시절에만 두 차례 우승했을 뿐 교명을 바꾼 뒤론 아직 결승에 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 각별한 기대를 걸고 있는데요. 강릉중앙고는 올해 초 김현석 감독에서 이태규 감독으로 감독을 교체하고 지난 2004년 이후 14년 만의 우승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태규 감독은 강릉농공고 1학년 재학 중이던 1996년 제1회 금강대기 대회에서 당시 3학년 설기현 선수가 이끄는 강릉상고에 승부차기 끝에 져서 준우승에 머물렀는데요.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습니다.
  • 이태규 강릉중앙고 감독 인터뷰

”강릉에서 시합을 하고 있고 저희가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저희는 우승이 목표입니다. 부담감이 있죠. 아무래도 강릉에서 열리는 대회고 저희 강릉중앙고 동문 선배들께서 관심이 많기 때문에 거기에 부응하기 위해서 많은 부담감이 있고요. 대신에 그 부담감을 선수들과 같이 즐기면서 저희가 좋은 경기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이 대회가 처음 금강대기가 생겼는데 그때 저희가 결승전에서 강릉제일고에 져서 준우승을 했어요. 그래서 저도 나름대로 이 금강대기에 대해서 각별하게 꼭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또 개명하고 우승이 없다고 하니까 우리가 또 개명한 강릉중앙고를 역사에 남기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 강원도 팀의 마지막 우승은 10년 전인 지난 2008년입니다. 2008년에 강릉제일고가 우승을 차지했었는데요. 당시 강릉중앙고는 전력이 크게 약해진 상황이었고, 지역에선 강릉제일고와 강릉문성고가 각자 다른 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하면서도 두 팀이 만난 적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금강대기에 나란히 출전해 두 팀이 승승장구하며 준결승에서 만난 겁니다. 당시 지역에선 엄청난 화제를 모았었는데요.
  • 당시 강릉제일고에는 김정주라는 걸출한 미드필더가 있었구요. 강릉문성고에는 한국영이라는 뛰어난 미드필더와 이민수라는 수비수가 팀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었죠. 세 선수는 모두 청소년대표에서 활약하고 있었는데 어쨌든 전통의 강자 강릉제일고와 재야의 왕자 강릉문성고가 공식경기에서 처음으로 맞붙은 게 10년 전 금강대기 4강이었습니다. 이 경기를 보기 위해 강릉종합경기장에는 수많은 동문들이 운집했고 박빙으로 흘러갈 거란 예상과 달리 강릉제일고가 3:0으로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라 경기 신한고마저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었죠. 당시 강릉제일고 주장이던 김정주 선수는 강원FC에 우선 지명돼 활약하다 여러 프로팀을 거쳐 현재 강릉시청 팀에서 뛰고 있고요. 한국영 선수는 국가대표까지 지내다 재작년 강원FC에 왔지만 현재 부상 치료 중이고, 이민수 선수는 작년에 강원FC에 와 올해 간간이 선발로 출전하고 있습니다.
  • 지난 2008년 강릉제일고를 금강대기 우승으로 이끌었던 김정주 선수와 인터뷰를 나눠봤습니다.
  • 김정주 강릉시청 미드필더 인터뷰

“기억이 많이 나고요. 강릉에서 했던 대회였기 때문에 동문 선배님들도 많이 경기를 보러 와주셨고, 강릉시민들도 매경기 할 때마다 많이 보러 와주셨어요. 강릉이란 자부심을 가지고, 강릉제일고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항상 경기에 나가서 최선을 다하다 보니까 우승이라는 큰 업적을 이뤘던 것 같아요. 준결승에서 강릉에 같이 있는 문성고를 만났는데요. 그때 문성고가 창단한 해에 좋은 성적을 내가지고 좀 부담이 있었는데 문성고를 저희가 준결승에서 원사이드하게 3:0으로 누르고 결승전에 올라가서 그때도 제가 울었거든요.”

  • 지금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어떤 얘기가 있을까요?

“프로 스카우터라든지 좋은 대학교 감독님들이라든지 경기를 많이 보러 오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 여태까지 준비해왔던 것을 그라운드 안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준다면 다 좋은 대학으로 진학할 수도 있고 프로라는 좋은 무대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날은 덥지만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서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생각해서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Chapter 3. 이번 대회의 의미

  • 이번 대회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 이른바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길러낸다며 주말리그를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학기 중에 대회가 열리게 된 겁니다. 고교 축구의 학기 중 대회는 2008년 이후 처음 열리는 건데요. 강릉에서 열리고 있는 금강대기를 비롯해 대통령금배, 무학기, 금석배, 고교축구선수권 대회가 6월 2일부터 13일까지의 일정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초,중학교 선수들과 달리 고교 선수들은 입상 실적이 대학 입시 수시에 반영되기 때문에 그동안 학부모와 지도자들이 학기 중 대회 부활을 요구해왔는데 이게 10년 만에 반영된 겁니다. 대한축구협회는 현충일과 선거가 껴 있고 수업 결시 부담이 적어 이달에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는데 어쨌든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 대회 개최사에도 부담이 적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이번 대회는 강원도민일보가 주최했는데요. 금강대기 축구 대회를 취재하고 있는 강원도민일보 구정민 기자를 강남축구공원에서 만나 대회의 의미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들어봤습니다.
  • 구정민 강원도민일보 기자

“올해부터 학기 중에 개최해도 되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어 6월 중 대회가 치러지게 됐습니다. 지역 상권도 피서철 성수기를 앞두고 생각지 못한 특수에 크게 고무돼 있습니다. 실제 지역 내 한 숙박업소 대표는 ‘금강대기 참가팀 가운데 두 팀이 묵으면서 객실의 60%가 채워져 성수기를 앞둔 비수기 영업 걱정을 덜었다. 인근 식당들도 선수단들이 단체로 식사를 하면서 큰 혜택을 보고 있다’며 크게 반기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전세계를 뜨겁게 달굴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대한민국 축구 유망주 발굴의 산실로 통하는 2018 금강대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가 열려 축구 열기 확산에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Chapter 4. 여자 축구는?

  • 강릉 여자축구는 성덕초-하슬라중-강일여고-도립대로 이어지는 계열화가 강일여고 팀의 해체로 깨지면서 여자축구 대회 가운데 여왕기와 함께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던 청학기도 막을 내렸죠. 그 이후 일부 학교를 중심으로 여고 축구팀 창단 논의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무산되고 말았죠.
  • 현재 하슬라중 출신 선수들이 화천정보산업고나 수도권의 다른 팀으로 진학하는 실정인데 앞으로 여고 축구팀이 빨리 탄생해 다시 강릉이 여자축구의 중심지로 재도약하길 기대합니다. 그렇게 되면 저희 MBC강원영동도 청학기 축구 대회를 다시 개최하지 않을까요?
  • 금강대기 축구 얘길 하다 조금 뜬금없이 여자축구 얘기로 흘렀는데요. 이런 얘길 하고 싶었습니다. 크든 작든 갈등 속에 팀이 해체되고 나니까 새로운 팀이 창단되긴 어렵고, 오랫동안 이어져온 대회가 열리지 않게 되고, 작게나마 지역에 경제적 보탬이 되던 대회가 끊긴 것. 나아가 지역의 축구 경기력이 퇴보하고 있다는 것 말이죠. 

Chapter 5. 금강대기여! 영원하라!

  • 다음 주엔 굵직굵직한 빅 뉴스가 이어지네요. 12일 북한과 미국의 세기의 정상회담, 13일엔 우리 지방의 일꾼을 선출하는 지방선거, 14일엔 월드컵이 개막합니다. 그리고 13일 오후 4시엔 대망의 금강대기 결승이 열립니다. 
  • 금강대기 축구대회는 저희 MBC 강원영동에서 주최하는 대회도 아닌데 뭘 이렇게 공들여 다뤄주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느 언론사에서 개최를 하든 우리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는 어떤 대회든 늘 성공적으로 치러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열심히 취재해 청취자들께 알려드리는 겁니다. 아쉽게 중단돼 있는 청학기처럼 어려움을 겪지 않고 금강대기가 오래오래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유망주를 발굴하는 산실 역할을 하고, 또 지역 경제에도 갈수록 큰 영향을 미치게 되길 기대합니다. 
  • 지금까지 발꿈기 여섯 번째 시간, 김인성이었습니다.

취재 : 김인성

편집 : 김성춘